SMS 문자참여 #1133
정보이용료 단문 50원, 장문 100원 (통화료 별도)
[26412] 원주시 학성길 67
원주문화방송 김용석의 브런치카페 담당자 앞

안녕하세요? ㅎㅎㅎ

저는 집에서는 "꼴통"이라고 불리고

밖에서는,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기 뭣하지만 선생님들과 선배들의 촉망과 총애를 받는

어느 집의 둘째 딸이자 어느 학교의 졸업반 학생입니다.

엄마가 방송을 꼭 들으셨으면, 하는 기도를 담아서, 기숙사 입사를 하루 남긴 새벽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엄마는 늘 당신이 "거칠지 말고 강해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처럼 정말 거칠지 않고 강한 분입니다.

위가 상하도록 카페인에 의지해야 하는 빡빡한 일상을 10년째 이어오면서도 피곤함보다 장난기를 내뿜는 분입니다.

사실 엄마를 정말 휘청거리게 만드는 것, 엄마가 정말 감당하기 벅찬 것은 바쁘게 밀려드는 일들이 아니라

둘째인 저와 셋째인 동생의 유난스러운 예민함일 것입니다.

예로부터 저희 집에서 둘째와 셋째의 이름을 불러서 고운 대답을 듣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

 

스무 살이던 해 어느 날, 문득 제가 태어날 때 생긴 엄마의 수술 흉터에 흠칫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아픔을 나눠주지도 않고 나를 사랑했구나,

흉터를 두고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어른이셨구나,

제가 태어나던 날의 수술과 그 이후의 날들을 엄마가 줄곧 감당해왔다는 것에 놀랐고

어떻게 바로 옆에서 걷는 딸이 옆에 있는 엄마의 아픔에 그렇게도 무감각할 수 있었는지 놀랐고

무엇보다 지금 엄마의 얼굴이 어떻게 자기연민이나 후회로 일그러지지 않고

저렇게 장난기와 애정으로만 가득할 수 있는지 놀랐습니다.

그날 이후 둘째는 아주 쪼끔 변해서 짜증을 쪼끔 덜 내고 있다고 합니다.

 

힘들 때는 남들에게 힘들다고 어필할 것이 아니라 쉬면 되고,

아플 때는 남들에게 알아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나으면 된다고,

늘 말씀하셨던 엄마는 정말로 지치거나 아픈 것을 내색하지 않았는데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워서인지, 셋째의 사춘기가 극에 달해서인지, 혹은 이제 정말 지치셨는지

엄마가 많이 지쳐보입니다.

그걸 보니 뭘 해줘야 좋을지 몰라서 안절부절이에요.

방학 동안 집에 내려와 있으면서 더 잘하지 못한 것이 계속 생각납니다.

이제 집에서 하루를 더 머물면 저는 다시 학교 기숙사로 갑니다. ㅠㅠㅠ

 

두서 없이 여러 이야기를 적었지만

엄마를 돕고 싶었고 위로하고 싶었지만 결국 삶으로, 행동으로는 해내지 못하고 

한밤중에 쓰는 이런 글로 때워보려는 둘째 딸의 변명이었습니다.

사실 밖에서 아무리 인정을 받아도, 집에서 꼴통이라고 불리면 전 꼴통일 뿐입니다.

그 이중성의 끝과 끝을 조금 좁혀보고자 애는 쓰고 있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가장 소중히 대접하는 당연한 일이 너무도 어렵습니다.

 

아주 뻔한 이야기지만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철 없는 셋째 몫까지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떤 노래를 들려드리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

 

이문세의 추카해요,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

들국화의 축복합니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이 다섯 가지 노래 중에 디제이님께서 하나 골라서 엄마에게 선물해주시겠어요? 

그리고 (이제 와서) 아빠도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호호호호홓

디제이님 좋은 하루 되세요 ~ ^^

 

 

좋은D (2016-08-24 오후 12:00:07)
어머니가 부디 가지님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들으셨길 바랍니다. 선물 하나 챙겨드릴게요. 선물 받으실 주소와 이름을 #1133으로 문자 남겨주세요!!! ㅎㅎ
가지 (2016-08-23 오후 12:59:56)
Gabrielle Aplin - Panic Cord 를 신청합니다.
"어쩌면 난 당신이 변하길 바랐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모든 게 제 탓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난 의심으로 가득 찼었지만 당신은 믿어줬어요"
혹시 가능하면 방송에서 이 세 문장만은 한국어 뜻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ㅎ
좋은D (2016-08-23 오후 12:11:40)
내용이 길어서 8월 24일 수요일 내일 방송으로 bgm깔고 전해드릴게요^^ 꼭 들어주세요. 그리고 신청곡은 저희가 팝 방송이라서 팝 음악으로 다시 신청해주시면 틀어드리겠습니다.